비행운 - 벌레들
일상의 부스러기처럼,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작은 단서로만 각 세대의 사정을 짐작해볼 따름이다. 창가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화분의 고요 어둠 속, 팔뚝 위로 느껴지는 미세한 꿈틀거림, 불을 켜고 봤을 땐 아무것도 없는. 느낌은 있지만 잡을 수 없는 어떤 것들 말이다. 도심 한복판 홀로 서 있는 나무의 검은 실루엣이 바람을 따라 신성하고 아름답게 흔들렸다. 매일매일 책상이며 장식장 위를 닦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. 가끔은 이 많은 먼지가 어디서 날아오는지 궁금했다. 날마다 쓸고 닦아도 결코 없어지지 많은, 이 세계를 구성하는 입자들의 행방이. 우리가 맘에 들어한 큼직한 창문은 햇빛, 바람과 함께 먼지와 소음을 실어 나르는 통로가 됐다.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소문처럼, 무서운 속도로 달려왔다 딱 서너 ..